제목 | [뉴스메이커] 아이 건강 내가 직접 진단-처방해요 등록일 | 2003-05-15 02:23
내용   [건강]"아이 건강 내가 직접 진단-처방해요" 침 흘릴 때, 잠을 안 잘 때, 입냄새 날 때, 밥투정할 때, 잘 넘어질 때 해결법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 부모와 어린이가 모처럼 함께 보낼 수 있는 달이기도 하다. 부모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흐뭇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동의보감]에는 어린아이가 무럭무럭 성장하는 것을 두고 '마치 누에가 잠을 자고, 용이 껍질을 벗고, 범이 발톱을 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사소하게 느껴지는 아이의 행동조차 어른이 되기 위한 용틀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에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면 부모가 신경 써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

침을 많이 흘려요

생후 4~5개월이 되면 침샘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유치가 나오는 생후 6개월 무렵부터는 침을 많이 흘리게 된다. 하지만 3~4세가 되어서도 계속 침을 많이 흘리거나 끈적끈적한 침이 나오면 비장의 기능이 약해져 있다는 증거다.

비장에 열이 있거나 냉해지면 연구개의 기능이 저하돼 침을 식도로 내려보내지 못하고 입 밖으로 흘리게 되는 것이다. 비장에 열이 있으면 침이 마르지 않기 때문에 끈적끈적한 침이 나오고 변비가 생긴다. 소변의 색도 누렇고 설태가 낀다. 반대로 비장이 냉하면 침이 맑으나 너무 많이 흐르고 안색이나 입술이 창백하게 된다. 손발도 차고 힘이 없다. 대변도 묽은 증상이 나타난다.

비장에 열이 있을 때는 포도-귤-배-딸기-수박 등으로 즙을 내서 먹으면 과일의 찬 성질 때문에 비장의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비장이 냉할 때는 과일보다는 생강-백출-복령을 함께 끓여서 그 물을 평소 조금씩 먹으면 개선된다. 찹쌀로 미음을 끓여 먹여도 좋다. 찹쌀은 어떤 곡물보다도 따뜻한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성장기 아이는 하루 2~3시간 정도 마음껏 뛰놀아 몸 속의 열을 바깥으로 발산시키는 것이 좋다. 이렇게 뛰어놀다 보면 신진대사가 활발히 이루어져 필요 없는 열을 몸 밖으로 내보내고 몸의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게 된다.

밤에 너무 늦게 자요

한의학에서는 아이가 밤에 잘 자지 못하는 것을 인후부의 기체증으로 열이 아래로 순환하지 못하고 머리에 머무르며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이가 밤늦도록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 등으로 잘 시간을 놓치면 밤 사이에 분비돼야 할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성장발육에 장애를 초래한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피로가 풀리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면역체계에 이상을 가져와 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때는 목욕 등으로 혈액순환을 시켜주는 것이 가장 좋다. 목욕은 따뜻한 물로 시작해서 미지근한 물론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신경을 각성시켜 잠이 달아난다. 가정에서는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대추를 대추 양의 약 3배쯤 되는 물에 넣고 달여 마시는 것도 좋다. 신경을 안정시키며 소화 흡수를 돕는 호두를 3~4일에 한 번씩, 한 번에 2알 정도씩 먹여도 도움이 된다. 자녀가 잠들기 전에 과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 냄새가 심하게 나요

치아를 깨끗이 닦는데도 유독 입에서 냄새가 심한 아이가 있다. 주로 축농증이나 비염 같은 코 관련 질환이 있거나 소화 기능을 담당하는 비위 기능이 떨어진 경우다. 소화 기능이 약해지면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 때 생긴 노폐물이 위에 열을 발생시키면서 입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이다.

위에 열이 쌓이게 되면 식욕부진으로 무기력해지고 쉽게 피곤해진다. 얼굴색이 노래지고 몸이 여위며 노곤해서 눕기를 좋아한다. 이를 오래 방치하면 허약아가 돼 감기를 달고 산다. 신경질적이 되며 집중력도 떨어지고 또래 아이보다 성장이 더뎌진다.

가정에서는 찹쌀과 황백을 1 대 1 비율로 섞어 차처럼 연하게 끓여서 하루에 4번 정도 마시면 입냄새 제거에 효과가 있다. 녹차는 위장의 소화 흡수를 도와 입냄새를 없애기 때문이다. 녹차를 마시거나 녹차잎을 자근자근 씹어도 좋다. 어른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밥투정이 심해요

밥투정 심한 것이 무슨 병일까 싶지만 사실은 인후부의 기체증이나 소화기계통인 비위 기능이 좋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이 때의 증상은 부드럽거나 액상으로 된 음식은 잘 먹는데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은 잘 먹지 못한다. 음식을 입에 오래 물고 있다가 삼키지 못하고 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아이는 억지로 먹으면 체하고 비위를 더욱 약하게 할 수 있다.

먼저 입맛을 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에서 파는 말린 무화과를 사서 물에 담가 불렸다가 꿀을 넣고 조려 먹이면 식욕은 물론 설사-변비에도 효과적이다. 인삼-생강-사인-정향 등의 약재를 차처럼 달여 따뜻하게 마셔도 좋다.

식생활 개선도 필요하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밥 대신 군것질로 배를 채우는 아이는 소화기계 장애가 쉽게 온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음식(빵-과자-면류-아이스크림-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음식은 꼭꼭 잘 씹어 먹도록 한다. 간식은 일체 금하는 것이 좋다. 만약 밥을 안 먹는다고 떼쓰면 스스로 밥 먹고 싶어질 때까지 굶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식체나 설사 증세가 있으면 한두 끼 정도는 굶겨도 괜찮다. 찬 음식은 위장의 활동을 방해하므로 따뜻한 밥을 일정한 시간에 적당량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간단한 경락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아이의 꼬리뼈 주변에서 목 바로 아래까지 척추뼈 주위의 피부를 꼬집듯이 잡아 발그스레해질 정도로 문질러주는 것이다. 

잘 넘어져요

다리에 힘이 없어 잘 넘어지는 것은 간이 허약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간은 혈액과 근육을 담당하기 때문에 기능이 떨어지면 빈혈이 생기거나 근육이 약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체력을 튼튼하게 하면 나아지겠지'하고 운동을 무리하게 시키면 오히려 역효과다. 스트레칭이나 체조-가벼운 산책-산림욕 등 간단한 운동으로 차근차근 체력을 다지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가능한 현미밥을 먹도록 한다. 현미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내장을 튼튼하게 하며 체력을 높이는 식품이다. 소화가 잘 안 되는 단점이 있지만 백미를 섞어서 먹으면 소화력을 높일 수 있다. 성장 발육에 필요한 칼슘-철-나트륨 등이 풍부한 밤이나 단백질 공급원인 콩도 좋다. 봄철 냉이는 간과 눈에 좋고 쌍화차나 대추차도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주로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두충-구기자-오미자-녹용 등의 약재나 아과지황탕(兒科地黃湯)을 처방한다. 

도움말 : 이정언 도원아이한의원 원장 (02)3444-0284

황인원 기자 hi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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